Tabgha, Church of the Multiplication of the Loaves and the Fishes
타브가, 오병이어교회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다 배불리 먹고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막6:41-44)
일곱 샘물의 장소에서 기적을 일으키시다
예수님의 사역은 북갈릴리 해변 반경 1~2킬로미터 내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동선을 추적해 보면, 거라사 지역에 가신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이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타브가'는 핵심 지역에 해당하고, 갈릴리의 '타브가(Tabgha)'라는 지역에는 두 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하나는 흔히들 '베드로수위권교회'(다음 글에서 소개할 예정)라고 부르는 '멘사 크리스티(Mensa Christi)'이고, 다른 하나는 '오병이어교회'이며, 이번 글에서는 ‘오병이어교회'에 관해 나누려고 합니다. '타브가'라는 말은 ‘일곱 개의 샘들’이라는 아랍 말인데, 이런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 지역 주변에 실제로 일곱 개의 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곳은 헬라어로 일곱 개의 우물을 뜻하는 '헵타페곤(Heptapegon)'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히브리어로 '에인 쉐바(Ein Sheba)'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타브가, 오병이어교회]
북갈릴리 호수변에 위치한 타브가엔 과거 실제로 일곱 개의 샘물이 있었고, 지금도 다섯 개는 활발하게 터져 나온다고 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샘물이 호수로 흘러들어 가면서 물의 온도를 유지시켜주고, 이로 인해 많은 물고기가 몰려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요단강 상류에서 밀려드는 플랑크톤이 섞인 물이 대거 유입되는 곳입니다. 이런 천혜의 조건이 물고기가 몰려드는 '핫스팟(Hot Spot)'이 되게 한 것입니다. 갈릴리만을 연구한 유대인 고고학자는 1세기의 갈릴리 해변에 16개 항구 마을이 있었는데, 그 중 가버나움의 어획량이 최고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브가에서 잡힌 물고기들은 바로 옆에 위치한 가버나움의 어시장으로 넘겨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역에서 제자들은 어부의 생활을 꾸려 나갔습니다. 이곳은 최고의 수입이 보장된 곳이었는데, 예수님은 여기서 생업 전선에 목숨을 걸었던 제자들을 불러냈고, 그들은 '배'와 '일곱 샘물'의 기득권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간 것입니다.
[오병이어교회 뜰 안에 있는 올리브나무]
예수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작은 생선 두 마리를 가지시고 여자와 아이 외에 5,000명을 먹이시고 열두 바구니나 남게 거두게 하셨습니다. 남자의 수만 세었으니 여자와 아이들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녁이 되어서 식사를 할 즈음이 이 기적의 배경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득달같이 밥 달라고 보채는 남편에게 밥 해주러 간 여인들, 일몰 전에 고기들이 모일 때 일하러 간 어부들, 정말 배고파서 참을 수 없어 집에 돌아간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대략 8,000명 정도는 예수님의 오병이어 기적의 현장에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당시 갈릴리 호수 주변에 약 12,000명의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짐작해보자면, 좀 과장을 해서, 갈릴리 호수 주변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기적을 경험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병이어교회 내부] 1600여 년의 나이를 가진 모자이크를 밟고 설 수 있는 몇 안되는 교회 중의 하나이다. 이 교회의 제단자리를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던 장소로 기념하고 있다.
오병이어의 현장에 모였던 5,000명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무슨 이유로 예수님에게 몰려왔을까요? 사흘이나 주린 것을 보면, 호주머니엔 빵 하나 바꿔 먹을 만한 렙돈 한 조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처절하게 가난한 자들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떡을 먹고 배부른 후 예수님을 쫓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적을 목격하고 체험한 제자들과 청중들은 이 사건의 본질적인 의미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한 메시아요 구세주가 되신 것을 믿고 따르는 자가 되며,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나아갈 때에만 결코 주리지 아니할 것이며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겠고 영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 [요6:51]
네 개의 복음서에서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모두 기록하고 있습니다(마14:13-21; 막6:30-44; 눅9:10-17; 요6:1-14). 그런데, 누가복음 9:10을 보면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장소는 벳새다의 빈들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브가의 현재 교회는 오병이어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념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아래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기록된 벳새다는 타브가에서 동북쪽 지역 있으며, 자동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병이어교회는 어떻게 벳새다 지역이 아니라 타브가 지역에 세워지게 되었을까요? 4세기 말에 스페인의 순례자 ‘에게리아'(Egetia)가 남긴 글 가운데 예배당에 대한 내용이 지금까지 남아있는데, 이 글을 통해 우리는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병이어교회 제단] 예수님께서 오병이어를 들고 축사하신 것을 기념하는 바위와 그 위 제단
[오병이어 모자이크] 오병이어 모자이크의 광주리 안에는 네 개의 빵이 있다. 성경대로라면 다섯 개여야 하지만 네 개인 이유는 마지막 다섯 번째 빵이 바로 지금 성찬에서 나누는 빵이라는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가버나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물이 풍부하고 풀이 많고 나무와 종려나무가 있는 지역이 있다. 그곳의 7개의 샘물에서 많은 물이 흘러나왔다. 이 풀밭에서 예수께서는 오천 명의 사람을 오병이어로 배불리 먹이셨다. 주께서 빵을 올려 놓으셨던 그 바위는 후에 제단으로 사용됐는데, 많은 순례자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그 제단의 돌을 작게 깨트려 가지고 갔다.”
에게리아 글을 통해, 이 곳이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푼 곳으로 믿었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이 곳에 오병이어교회가 세워지게 된 것입니다. 오병이어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4세기경에 만들어진 '오병이어 모자이크'입니다. 약간 높은 바닥에 새겨진 이 모자이크 앞에는 자연석이 돌출되어 있습니다. 예배당 건축 시 이 바위를 고스란히 남겨 놓은 것은, 예수님께서 이 돌 위에서 오병이어를 들고 축사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제단을 세워 그 바위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타브가, 오병이어교회 위치]
[참고 문헌, 사진 및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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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울, 「어린 양의 신부 도보 이스라엘」, CLC, 서울, 2019
이강근, 「성경의 땅, 이스라엘을 만나다」, 생명의말씀사, 서울, 2016
이요엘, 「이스라엘 디스커버리 DISCOVERY NOTES ON ISRAEL」, 홍성사, 서울, 2015
이익상, 「이스라엘 따라걷기」, 규장, 서울,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