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 Megiddo
므깃도
“요시야 당시에 애굽의 왕 바로 느고가 앗수르 왕을 치고자 하여 유브라데 강으로 올라가므로 요시야 왕이 맞서 나갔더니 애굽 왕이 요시야를 므깃도에서 만났을 때에 죽인지라”(왕하 23:29)
인류 최후의 전쟁터 아마겟돈
고대의 민족과 국가들은 예로부터 서로 교역을 하며 문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교역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사람들이 편히 이동할 수 있는 교역로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수원지가 있어서 물을 공급받기 수월하든지, 넓은 농토가 있어서 식량을 공급받기에도 편해야 하고, 쉽게 왕래할 수 있는 지형 상의 편이성도 매우 중요했습니다. 또 길목에 중요한 도시들이 있어서 목적지까지 오가는 길에 크고 작은 상거래가 있다면 그야말로 제격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조건들을 충족하는 곳이 바로 ‘므깃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므깃도는 이스라엘 최고의 곡창지대 이스르엘 평원을 독차지한 기름진 도시답게 예로부터 크고 강력한 도시였습니다. 포도원을 비롯한 과수원과 보리와 밀, 옥수수와 알파파 등 풍성한 농작물 덕분에 초록 금을 캐는 곳으로 불렸습니다. 그래서 므깃도는 기원전 6천 년부터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면서 농사도 짓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각종 생필품을 제공하며 동시에 상거래의 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므깃도에서 발견된 기원전 가나안 사람들의 제단]
므깃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이집트로 가는 해안길(Via Maris)이 지나는 길목이고,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해안길로 가든지, 중앙 산지길로 가든지, 또는 왕의 대로(King's Highway)를 가든지, 어떤 길을 선택하던 므깃도는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교통의 중심지였습니다. 따라서 므깃도를 점령하는 것은 제국의 교역로를 장악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길을 소유할 수 있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오가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관리하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그러므로 고대 제국의 왕들이 이 길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실질적인 관리 도시인 므깃도가 가장 얻고 싶은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므깃도의 중요성은 이미 지금으로부터 3,700여 년 전 애굽의 투트모스 3세가 간파하고 있었는데, 그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천 개의 성읍을 차지하는 것보다 므깃도 하나를 손에 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므깃도가 이집트에서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교통요지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르엘 골짜기 주변의 지형과 길들] 이스라엘을 동서로 가르는 이스르엘 골짜기의 므깃도는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 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의 중요성을 간파한 솔로몬은 이곳에 오늘날의 기갑부대라 말할 수 있는 전차부대의 주둔지로 병거성을 쌓았습니다(왕상 9:15). 그도 그럴 것이 므깃도가 전략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이스르엘 골짜기를 적들에게 빼앗길 경우, 사마리아 지역뿐 아니라, 하나님의 성전이 있었던 예루살렘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습니다. 성전을 건축한 솔로몬은 하나님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 므깃도의 무장과 방어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므깃도의 마굿간] 병거들을 끌 말들을 관리하던 장소. 므깃도에서는 17개의 마굿간이 발굴되었다
솔로몬 시대 이후로 아합 때에는 므깃도를 더욱 요새화시켰습니다. 방어에 용이하도록 수로 공사를 했고, 현재 발굴된 것만으로도 450필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17개의 마구간들을 만들어서 전략적 방어 요새이자 병거성으로 체계화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이곳 므깃도와 므깃도가 전략적으로 방어하는 이스르엘 골짜기를 빼앗길 경우 왕국이 무너지고 성전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므깃도가 있는 이스르엘 골짜기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목숨을 바쳐서 지켜내야만 했습니다. 전쟁의 패배는 곧 왕국의 멸망, 그리고 성전의 파괴를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B.C. 609년 요시야 왕이 므깃도에서 전사한 후, 왕국은 급격히 쇠퇴하였고, 결국 바벨론에 의해서 왕국이 무너졌고, 성전이 파괴되었으며, 백성들은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습니다.
[텔 므깃도 전경] 윗쪽으로 보이는 곳이 이스르엘 평야입니다
므깃도는 20세기에 들어서까지 피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격전지였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알렌비 장군은 므깃도에서 터키군과 싸워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전쟁 당시 므깃도에서 아랍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의 요한계시록은 '아마겟돈'(Armageddon, 므깃도에 대한 헬라어 음역)으로 불린 므깃도가 지구 최후의 가장 치열한 전쟁이 일어날 장소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계 16:16).
[므깃도 지하 수로]
므깃도를 방문하게 되면 가장 놀라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내부에 숨은 거대한 지하 수로입니다. 성경에 기록은 없으나 주전 9세기의 아합의 기술자들이 깊은 구멍을 내고 수직 통로를 뚫어 수원지와 수평을 맞추어 수로를 건설했습니다. 성 바깥의 수원지로부터 성 안으로 물을 끌어온 것입니다. 외부 공격에 대비해 물을 타인이 취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 입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수평으로 뚫린 수로를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얼마나 물이 절박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아합의 이런 능력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므깃도의 수로] 기원전 9세기의 아합 시대에 건설된 므깃도의 수로는 전시에 성밖에 위치한 샘의 물을 성안에서 접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인공 터널이다.
[참고 문헌, 사진 및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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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엘, 「이스라엘 디스커버리 DISCOVERY NOTES ON ISRAEL」, 홍성사, 서울, 2015
이익상, 「이스라엘 따라걷기」, 규장, 서울,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