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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멘사 크리스티, 베드로수위권교회 / Mensa Christi, Church of the Primacy of Saint Peter

Mensa Christi, Church of the Primacy of Saint Peter
멘사 크리스티, 베드로수위권교회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니 제자들이 주님이신 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요21:12-13)
새벽 게네사렛 호숫가에서의 아침식사
베드로수위권교회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는 곳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즉, 요한복음 21장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이 교회는 출렁이는 바닷물에 교회 벽이 부딪칠 정도로 호수와 근접해 있습니다. 원래 이 지역은 암반지역으로 채석장이 있었습니다. 고고학 발굴에서 돌을 떠낸 흔적이나 채석장 도구인 철쇄기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베드로수위권교회와 갈릴리 호수] 순례객들에게 "베드로수위권교회"로 알려진 교회는 "그리스도의 식탁"이라 불리는 바위 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예수님 당시 갈릴리 북쪽의 부둣가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4세기 비잔틴 시대가 이르자 갈릴리 유적지마다 수도원과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베드로수위권교회도 그 때 세워졌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다는 곳으로 전해지면서 채석 작업이 중단되고, 대신 조그마한 기념교회가 세워진 것입니다. 갈릴리의 검은 화산암인 현무암으로 지어진 이 예배당은 작고 초라해 적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스라엘 대부분의 교회가 파괴 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교회가 유독 파괴를 면하고 1263년까지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해안가에 있고 아름답고 소박한 모습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재 예배당은 1933년에 다시 세워졌습니다.
그 작은 예배당 내부로 들어서면, 창문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빛이 나고, 정면에는 ‘멘사 크리스티(Mensa Christi)’로 불리는 석회암 바위군이 보이는데, 라틴어로 ‘그리스도의 식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21장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아침식사를 차려 제자들과 함께 한 식탁 바위로, 이 평평하게 돌출된 바위는 바깥으로도 연결되어 호수에 닿습니다.
[베드로수위권교회의 내부 모습]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찾아오셨을 그 당시 3월의 갈릴리 호수는 해빙에서 막 깨어난 듯 아직 차갑고, 새벽의 호수는 서리 같은 안개로 자욱했을 것입니다. 얼어붙은 제자들의 몸을 녹이려고 예수님은 나뭇가지를 모아 부싯돌로 불을 피우시고, 홀로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일곱 제자들은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으나,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었고, 그들의 에너지는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새벽에 이르자,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라”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던진 그물에 엄청난 고기 떼가 걸려들었습니다. 묵직한 그물을 건져 올리는 순간, 요한은 그가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요한은 주님을 향하여 소리를 쳤고, 베드로는 차가운 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헤치고 육지로 갔습니다. 주님은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 하시며, 잡은 고기를 손질하시더니 숯불 위에 올려 구우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주님은 그 침묵을 받아들이셨고, 제자들과 함께 바위에 앉아 아침식사를 나누셨습니다. 그리고나서 주님은 다 먹고 기운을 차린 제자들에게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렇게 세 번을 물으셨습니다. 그리고는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자신의 양 떼를 부탁하셨습니다. 이 모든 일은 베드로수위권교회 안에 있는 ‘멘사 크리스티(Mensa Christi)’ 즉, ‘그리스도의 식탁’ 바위 위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식탁, 멘사 크리스티] 예배당 제단 앞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서 식사를 준비해주셨던 바위입니다. 이 바위를 ‘그리스도의 식탁’(Mensa Christi)이라고 부릅니다.
초대교회의 교인들에게는 이 사건이 참 중요한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자의 밥이 되어야 했고,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야 했고, 십자가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향한 신앙 때문에 잡혀간 기독교인들 가운데에는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모른다 부인하고, 살아 돌아와서 기독교 공동체와의 관계를 끊어야 했던 사람들도 꽤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의 공포 앞에서 주님을 부인했던 사람들과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을 붙잡고 있었던 사람들은 시장과 공공장소 등에서 마주치는 일이 부지기수 였을 것이고, 배반했던 이들은 창피함과 미안함으로 교회 공동체를 회피했고, 교회 공동체는 배반한 이들을 배교자 또는 변절자라고 손가락질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초대교회의 공동체에게 있어, 예수님께서 준비해주신 아침 식사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부인하고 부활의 사실을 믿지 못한 채, 과거에는 제자였으나 이제는 제자는 커녕 예수님과 전혀 관계 없는 사람들인 양 갈릴리에서 고기잡이 하던 이들을 찾아와서는 마치 처음처럼 그들을 부르시고, 더군다나 식사까지 준비해주신 예수님을 생각해보십시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용서와 사랑, 그 용서와 사랑이 그들과 나를 용서해주셨고, 과거의 죄를 다시 묻지 않으시고 그 품에 따뜻하게 안아주셨는데, 우리가 무엇이라고 죽음 앞에서 예수님을 부인했던 형제들을 죄인이라 손가락질하고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을 부활의 주님,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정죄’가 아니라 ‘사랑과 용서’라는 것. 심지어 나를 배반한 이들에게까지! 이것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차려주신 식탁(Mensa Christi)의 참뜻이 아닐까요.
[교회 앞 마당의 하트 모양 돌] 교회에서 해변으로 나가면 12개의 하트 모양 돌이 놓여 있습니다. 이는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돌로, 808년에 이 돌의 존재가 처음 알려졌습니다. 처음 기념교회가 세워질 당시 주춧돌로 사용되었던 것인데, 예수님의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서 하트 모양의 주춧돌로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안수하시는 동상] 교회 앞쪽 정원 벤자민 나무 아래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안수하시는 인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청동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른손을 들어서 무릎을 꿇고 있는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시는 것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그 동상을 보고 있으면, 주님이 베드로에게 물으셨던 것처럼, 나에게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어보실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멘사 크리스티, 베드로수위권교회 위치]
[참고 문헌, 사진 및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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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울, 「축복의 땅, 약속의 땅 이스라엘」, CLC,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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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근, 「성경의 땅, 이스라엘을 만나다」, 생명의말씀사, 서울, 2016
이요엘, 「이스라엘 디스커버리 DISCOVERY NOTES ON ISRAEL」, 홍성사, 서울, 2015
이익상, 「이스라엘 따라걷기」, 규장, 서울, 2018
성서학연구소 BIBLIA, (https://biblia.co.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