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zareth
나사렛
“나다나엘이 이르되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빌립이 이르되 와서 보라 하니라” (요1:46)
사회적 편견을 향한 도전
나사렛은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기 전까지 사셨던 곳으로 주님의 발자취를 찾아 성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장소 가운데 하나로 갈릴리호수에서 서남쪽으로 31km쯤 떨어져 있으며 도시의 남쪽 산 능선에 오르면 이스라엘 최대 곡창지대인 이스르엘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나사렛은 모든 시대를 걸쳐 순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성지입니다. 그래서 나사렛에는 순례자들을 상대로 한 상점이나 식당, 그리고 숙박업소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외국 순례자들을 늘 맞이하여서인지 외국인을 보는 시선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나사렛 전경]
나사렛은 구약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옛 유대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신약에서 가장 위대한 마을 나사렛은 4세기에 와서야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나사렛은 시간의 좌표에서 사라졌던 것일까요? 1세기 나사렛은 200명이 채 안 되는 주민이 살던 곳이었습니다. 지도에 표기하기에는 작은 산골 마을이었죠.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이런 은둔지에 살았을까요? 그것은 헤롯 아켈라오의 철권 통치 때문이었습니다. 그 시절 유난히 민중 폭동이 잦았는데, 예루살렘을 방문한 순례객과 열심당이 일으킨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3천여 명을 살육하기도 했습니다. 요세푸스는 예루살렘 성전터는 피로 무릎이 잠길 정도였다고까지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이를 두려워한 요셉은 먼 나사렛 산중 마을로 이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해발 380미터 산중의 나사렛은 교육과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었고, 길조차 없어 불편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은둔지에서 메시아가 자라난 것입니다.
"아켈라오가 그의 아버지 헤롯을 이어 유대의 임금 됨을 듣고 거기로 가기를 무서워하더니”(마 2:22).
[나사렛 빌리지] 예수님 당시 나사렛은 약 200여명이 살던 작은 산골 마을이었다
나사렛에 가면 도시 중심에 가장 눈에 띄는 건물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로마 가톨릭 소유의 수태고지기념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중동에서 가장 큰 예배당입니다. 오랫동안(1954-1965)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과 비잔틴시대(427년경)의 기념교회 유적, 그리고 그 위에 세워졌던 십자군의 기념교회 흔적이 발굴되었지만 이곳이 누가복음 1장에 기록된 예수님 수태고지 사건의 현장이라는 단서는 발견된 사실이 없습니다. 수태고지 교회에 가려면 아랍 상점이 다닥다닥 붙은 재래시장을 가로질러 올라가야 한다. 상인들은 좌판에 물건을 펼쳐 놓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양고기 타는 냄새로 가득한 골목길에서 아낙네들은 싼 물건을 찾느라 이곳저곳 뒤척입니다. 복잡한 시장길을 지나 오른편 언덕길로 올라가면, 두툼한 청동 대문이 행로에 지친 순례객을 맞이합니다.
[나사렛 수태고지기념교회 The Basilica of the Annunciation]
먼저 교회에 들어서면 교회 벽면이 전 세계에서 보내 온 성화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중 눈에 띄는 낯익은 성화가 한 점 있습니다. 한복을 입은 마리아가 색동옷을 입으신 어린 예수를 안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이남규 교수가 이 교회를 지을 때 한국 천주교에서 헌물했습니다.
[안 뜰에 전시된 한국에서 보내온 모자이크 벽화]
수태고지교회 정문의 청동문에는 예수님의 일생이 조각되어 있으며 오른쪽 기둥에는 신약 시대 사도들의 이름과 왼쪽에는 구약 시대의 대표적인 신앙인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교회 건물 정면 외벽에는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가 있고 아래쪽으로는 예수님의 일생을 기록한 사복음서의 저자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새겨져 있습니다. 청동문을 지나 교회 안으로 들어서면 안쪽에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에게 수태고지를 받은 곳에 제단이 있고, 교회 바닥은 온통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제단 앞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2층 천장까지 볼 수 있는데 백합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이 60미터나 되는 원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건물로 들어가는 문에 조각되어있는 예수님의 생애]
카사노바길(Casa Nova St)을 따라 수태고지교회에서 약 100미터 정도 위쪽에 성요셉교회가 있습니다. 수태고지교회 바로 북쪽에 있습니다. 이곳은 목수 일을 하는 아버지 요셉과 함께 예수님이 사시던 곳으로 현재의 교회는 십자군 시대의 교회 터 위에 1914년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교회안쪽 벽에는 긴 톱을 들고 목수 일을 배우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교회 건물 밑에는 비잔틴 시대 이전부터 곡식을 저장하던 굴이 있습니다.
[참고 문헌, 사진 및 지도]
김상목, 「이스라엘, 하나님을 만나는 성경현장 Best60이야기」, 21C목회연구소, 경기도, 2015
유바울, 「축복의 땅, 약속의 땅 이스라엘」, CLC, 서울, 2015
유바울, 「어린 양의 신부 도보 이스라엘」, CLC, 서울, 2019
이강근, 「성경의 땅, 이스라엘을 만나다」, 생명의말씀사, 서울, 2016
이요엘, 「이스라엘 디스커버리 DISCOVERY NOTES ON ISRAEL」, 홍성사, 서울, 2015
이익상, 「이스라엘 따라걷기」, 규장, 서울, 2018